역사서 2024년/2월의 기록 - 교환학생일기

Feb 7, 2024 | Kunsthaus, ETH 캠퍼스 탐방

현대벽화점 2024. 2. 12. 04:43

같이 독일어 수업을 듣는 Rafael 친구가 점심을 빠르게 먹고 Kunsthaus Zürich 를 (취리히에 위치한 박물관) 방문한다길래 따라가기로 했다. 마침 Kunsthaus 건물은 독일어 수업을 듣고 있는 UZH 건물 바로 옆이기도 하고, 매주 수요일 은 무료개장이라기에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는 박물관을 좋아해서 연간 회원권을 이미 끊어둔 상태라고 했다. 또 전시 테마가 수시로 바뀐다고 하니 수요일마다 종종 가면 좋을거라고 추천해줬다. 박물관에 대해 문외한인 나로서는 이런 정보를 완전히 놓치고 있었는데, 옆에 전시회나 박물관에 대해 잘 아는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이번 전시 테마를 물어보니 세계 2차대전과 인간의 존엄성에 관련된 주제라고 이야기해줬다. 미술에 대해서도 잘 몰라서 피카소의 게르니카밖에 떠올리지 못했는데, 막상 박물관에 들어가니 더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주제로 꾸며져 있었고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었다. 박물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기로 하겠다. 

 

Kunsthaus Zurich

 

ESN 은 유럽 전역에서 교환학생 적응을 위해 만들어진 학생단체이다. 유럽에 오자마자 버디 신청을 해서 ESN Zurich 에서 매칭해준 버디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해서 남는 시간에 장도 볼겸 취리히 시내를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다. 취리히 중앙역 앞에 뭔가 익숙한 자세로 서있는 사람들을 봤는데, 무엇인가 했더니 JW.ORG (여호와의 증인) 이었다. 한국 서울대입구역, 광주 유스퀘어 앞에서 서있는것과 똑같은 모양의 스탠드, 팻말을 들고 3명이서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은근 글로벌한 오컬트라고 생각이 들었다. 찍어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한소리 들을까봐 관광객인척 하고 중앙역 사진을 열심히 찎다가 끝에 걸리게 구도를 잡아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 좌측 하단의 3분이 JW.ORG 회원인 것으로 보인다.

 

저녁에 Florian 이라는 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ETH (취리히공과대학교) 메인 빌딩에서 만나서 학생식당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UZH (취리히대학교)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친구가 비가 오는 와중에도 여기저기 신나게 다니면서 캠퍼스를 여기저기 열정적으로 소개시켜줬다. UZH 메인 빌딩, ETH 메인 빌딩, 학생 클럽 건물 (ESN 단체도 거기 있었다), 전기공학과 건물, 기계공학과 건물, 학교 옥상, 학생 공작소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이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것은 학생 클럽 건물과 학생 공작소였는데, 학생 클럽 건물에서는 미드에서나 볼법한 화려한 조명에 애들이 술 한병씩 들고 마시면서 카드게임, 당구, 테이블 축구게임을 하는 방이 있었다. 물론 모두가 건전하게 놀고 있었는데, 이런 장소에 내가 올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공작소는 굉장히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는데, 학생들이 쓸 수 있는 3D 프린터가 굉장히 많이 나열되어 있었고, 레이저 커터, 금속가공기를 비롯한 각종 공학용 장비들, 또는 손도구들을 쓸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었다. 테이블에 간단한 로직보드로 설계된 회로가 설치되어 있어서 학생카드를 찍으면 테이블 안에 있는 장비를 꺼내 쓸 수 있는 구조였는데, 여러개의 넓직한 테이블이 마련되있는것으로보아 개인 프로젝트를 하기 굉장히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 공작소
학생 프로젝트용 3D 프린터

 

비가 오는 와중에도 이렇게 열심히 학교 곳곳을 소개시켜준 친구에게 굉장히 고맙다는 말을 하고, 나중에 개강하고 또 볼 날을 기약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