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12, 2024 | 설맞이 떡국
원래 2월 10일 설을 맞아 같이 취리히에서 지내는 한국인들끼리 떡국을 만들기로 했었다. 설 당일인 2월 10일에 대부분이 스키를 타러 갔고, 일요일에는 취리히의 대부분의 마트가 문을 닫아 떡은 물론이고 주변 재료까지 살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월요일에 다같이 만들기로 합의를 봤다. (한국에서는 월요일까지 설 연휴라 오늘까지는 용서가 가능하다.)
오늘 저녁에 다같이 아시안 마트인 유미하나와 취리히 시내에서 비교적 저렴한 마트인 리들에 들려서 떡국 재료를 사고, 저녁에 공동 부엌에 함께 모여서 떡국을 만들었다. 떡국은 참기름에 볶은 소고기, 간장, 동전육수, 소금을 넣어 맛을 내고, 부추만두를 좀 넣어서 떡만둣국 느낌으로 제조했다. 떡국을 끓이는 동안 다른 친구들이 지단도 만들고, 냄비에 밥도 만들었다. 난 아직 택배가 도착을 안해서 한식 재료가 없지만, 다른 한국 친구들이 십시일반 재료를 모아 만들어낸 아름다운 결과물이 만들어졌다.
소고기 가득한 떡국 위에 마지막으로 지단과 김가루를 얹어서 장식해 완전한 한국의 떡국 맛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민석이형이 볶음김치도 가져와줘서 모두 떡국에 김치 한조각씩은 얹어먹을 수 있었다. 진한 국물맛이 그리워지던 참이라 오랜만에 만들어먹은 떡국은 정말 맛있게 느껴졌다.
저녁을 5시부터 만들기 시작해서 떡국이 일찍 만들어졌는데, 3명이 시내에서 7시에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다고 해서 못기다리고 먼저 먹어버렸다. 떡국 2그릇을 먹고도 배가 너무 고팠는데, 익숙한 한식의 조미료가 위장을 자극해서 그런지 음식이 끊임없이 들어갔다. 떡국을 먹고 아시안 마켓에서 샀던 컵라면도 먹고 밥도 말아서 야무지게 먹었다. (그래도 배가 고팠다.)
저녁에 모리스라는 스키장 모임을 주선했던 영국 친구가 치즈 퐁듀를 만들어 나눠줘서 스위스에 와서 처음 퐁듀를 먹어봤는데, 빵에 찍어먹는 치즈의 꾸덕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알코올을 덜 날려서 치즈에서 화이트와인의 향과 살짝 화한 맛이 나긴 했는데 오히려 느끼한 맛을 잡아줘서 좋은것 같았다. 조만간 나도 퐁듀 한번 만들어 먹어볼 생각이다.
다같이 모여서 한식을 먹고 늦게까지 이야기하고 놀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2주에 한번씩은 다같이 모여서 음식을 하기로 서로 이야기를 하고 맛있는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