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16, 2024 | Kunsthaus 방문
독일어 수업 마지막날 Olga 선생님이 학생들을 다같이 데리고 Kunsthaus 에 데려왔다. 저번 수요일에 무료 개장을 해서 Kunsthaus 관람을 한적은 있지만, 이번에는 전문 큐레이터분이 설명을 해주셔서 훨씬 깊이있게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가장 먼저 Tastenden Lichter 라는 직역하면 '감동적인 불빛' 이라는 방에 들어갔는데, 마구 만들어진것 같은 수많은 조명과 음악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그저 흔한 라이트 아트 박물관을 가면 있을 것 같은 작품이지만, 아주 오래 전 컴퓨터기술이 발달하기 이전에 전자공학적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취리히 쿤스트하우스 박물관도 대여계약을 한 것이라고 하니 상당히 상징적인 장품인 듯 싶었다.
[Feb 16, 2024] Tastenden Lichter, Kunsthaus Zurich
https://www.youtube.com/shorts/FCS37fm6I4M
정말 다채로운 이야기를 가진 여러 작품들을 감상했는데, 사실 일기를 엄청 후에 몰아쓰는거라 잘 기억이 안난다... 박물관 자체는 굉장히 아름다웠고 작품 하나하나가 작가의 생애와 작가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종종 과대해석이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피카소의 작품은 시기별로 색의 테마가 있는데, 그림에서 푸른색만 사용하다가 분홍색의 테마로 전환되는 것은 피카소의 상황이 슬픔을 딛고 일어난다는 해석이다. 그중 푸른 색 테마의 작품에서 한가닥의 핑크색이 조금이라도 담겨 있는 작품에서는 피카소가 앞으로 핑크색의 테마를 사용할 것이라는 암시라는 해석을 해줬다.
많은 작품을 봤지만, 그중 기억에 남고 인상깊었던 작품들만 몇가지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스위스의 산과 계곡을 그려낸 작품이라고 한다. 어디 마을인지는 소개해줬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른쪽 그림의 숲에서 작가는 총으로 자살을 했다고 한다.
추상화로 유명한 Wassly Kandinsky (바실리 칸딘스키) 의 작품이다. 이당시 많은 러시아의 화가들이 유럽으로 넘어와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칸딘스키가 유명해지기 전 적당히 추상적으로 그렸던 그림으로 추정된다.
다음은 인상주의 화가로 유명한 Claude Monet (클로드 모네) 의 작품이다. 태양에 비친 빛과 그림자의 표현이 상당히 강조되어 있다. 그림이 아름다운것은 아니지만 빛의 원리와 표현을 그림에 적용하기 시작한 시초임에 의의를 두는듯 하였다. 그리고 모네의 작품을 둘러봤을 때 모네는 피사체로 초가집을 상당히 즐겨 선택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다음은 Vincent Van Gogh (빈센트 반 고흐) 의 작품이다. 고흐의 해석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왼쪽 그림에서 선들은 항상 우하향을 하고 있다.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으로 상당히 침체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고흐의 정신이 우울하고 불안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그림아라고 한다. 고흐가 권총으로 자살을 하기 전 수십일 동안 살았던 오두막집이며, 그림에서 선의 표현으로 고흐의 절망적인 감정을 얼핏 느낄 수 있었다. 오른쪽 그림 역시 고흐의 작품인데 고흐의 시그니쳐 구름 표현과 선의 표현은 독보적이고 아름답다.
누구의 조각상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웃겨서 찍었다. 취리히 길거리를 비롯해 곳곳에는 조각상이 정말 많은데, 그 대부분은 나체이다. 이 조각상을 포함해 대부분의 조각상들은 전신을 찍기 부담스럽게 만든다.
Alberto Giacometti (알베르토 자코메티) 의 거대한 여인이라는 조각상이다. 상당히 거대한 사이즈로 기괴한 형상으로 제작되었다. 이 조각상 하나에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경매에서 낙찰해 가져왔다는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박물관 곳곳에 자코메티의 조각상이 있는데 여자를 표현한 조각상은 모두 꼿꼿이 서있는 형상이고, 남자의 조각상은 걷거나 달리는 형상이라고 한다. 자코메티가 이렇게 조각상에 남여를 구분한 까닭은 그의 생활과 가치관에 관련이 있다고 한다.
다음 소개받은 작품은 정말 거대한 그림이었는데, 세심한 붓터치를 통해 오랜 기간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스위스의 작가가 스위스의 자연을 표현한 그림인데, 물의 표현과 바닥의 돌의 표현이 상당히 자세해 멋진 그림이라고 평가받는다고 들었다. 사실 무엇보다도 저 작은 선으로 이 거대한 그림을 완성했다는게 놀라웠다.
여기까지 해서 오전의 큐에이션은 마쳤다. 하루 입장권을 구매해서 나머지 작품을 남은 시간 동안 둘러볼 수 있었지만 오후에 독일 수업을 듣는 친구 몇몇과 함께 (사실 절반 정도) 리히텐슈타인을 가기로 해서 빠르게 남은 작품을 감상하고 취리히 중앙역으로 떠나기로 했다. 가는길에 문고리가 귀여워서 찍었다.
이곳에 상당히 유명한 작품이 있다고 해서 남은 짧은 시간 동안 인상주의 컬렉션을 보러 갔다. 가장 먼저 모네의 거대한 풍경화들을 볼 수 있었다. 색감이 화려하진 않지만 상당히 디테일하게 물과 빛의 표현을 한 것 같았다.
사실 이 소녀의 그림을 보고 어디서 본것 같긴 한데 이름과 작가는 모르는 그런 그림이었다. 미술관을 좋아하는 프랑스 친구가 이 박물관은 이 그림 하나로 올 가치가 있었다면서 극찬한 그림이다. Pierre-Auguste Renoir (르누아르) 라는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의 그림이다. 사실 잘 모르긴 했는데 자국 출신이라 그런지 잘 아는건가 싶었다. 이 그림만 특별하게 강조되어 전시되어 있는것을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닌 듯 했다. 아무튼 멋있었다.
사실 큐레이터분이 각 그림이 유럽의 미술 역사에 끼친 영향과 작가의 생애, 섬세한 작품의 표현 하나하나까지 설명해 주셨는데 기억이 안나는게 문제다. 덕분에 박물관과 미술관에 흥미는 가지게 되었고 역시 하나하나 모두 기억하려 하기보다는 그때그때 듣는게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화가는 자신이 그림을 그렸던 장소에서 자살을 하고 말았다는 정보만 기억에 남는다. 큐레이터분이 설명해주셨던 작가 중 80% 는 자살한 것 같다.
아무튼 르누아르의 그림까지 마저 감상 하다가 후다닥 마트에 들러 점심을 사고 리히텐슈타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