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26, 2024 | 한국인 모임
오늘 저녁에 밥솓을 받으시는 수빈님이 한국인들에게 밥을 해주신대서, 밥솥을 빼앗으러 가는 호준이가 모집한 파티와 함께 밥을 얻어먹으러 가기로 했다.
그전에 저녁 수업을 마치고 폴리테라스에서 어물쩡거리다가 노을이 지는모습을 봤는데, 하늘 색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을 많이 찍을수밖에 없었다. Stoos 로 갔을 때 스키타러 갔을때 봤떤 보라색으로 물든 하늘을 취리히 시내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방 색이 없어지긴 했지만 정말 아름다고 느낀 순간이었다.
[Feb 26, 2024] Sunset, Zurich
https://www.youtube.com/shorts/OKFg-R0WUzg
[Feb 26, 2024] Sunset, Polyterasse
https://www.youtube.com/watch?v=FoptAN3sSDQ
다른 친구들은 먼저 떠나고 혼자 난생 처음보는 동네로 가게 되었는데 동네가 되게 가로등 하나 없이 어두껌껌했다. (아래 사진은 그나마 가로등이 있는 편) 그래서 빈 공터에 누워서 별을 보면 굉장히 낭만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가는 길에 우연히 독일어 수업을 같이 들은 친구를 만나서 길 안내를 좀 받고 수월하게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숙사 부엌이 층별로 있는데다가 개인 식료품 보관함도 굉장히 크고 냉장고 공간도 넉넉했다. 1층은 레스토랑 홀같이 꾸며져 있어서 파티를 하기에 굉장히 좋아 보였다. 얼마 전에 여기서 가면무도회도 했다고 한다. 모든게 비좁은 우리 기숙사에 비해 교통을 제외한 모든 요소가 압도적으로 좋아서 상당히 부러웠다. 다같이 모여서 저녁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늘 일화 중 가장 재밌었던 점이 밥솥을 받는 줄 알고 좋아했던 수빈님과, 그 밥솥을 본인이 받는 줄 알고 있었던 호준이의 대화 내용이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호준이는 선배가 물려주고, 그사람이 또 다른사람에게 물려주고, 또 물려주고, 받은 사람이 기숙사에 놔두고 간 밥솥을 받기로 되어 있었다. 수빈님은 아무것도 모른채 같은 기숙사에 지냈던 선배가 가지라고 남겨두신 물품 중 밥솥은 받아 좋아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호준이는 이런 수빈님 연락처를 힘들게 구해서 "안녕하세요, 밥솥 받으시는 수빈님 맞으시죠?" 라고 연락을 보냈고, 수빈님은 이 사람이 내가 밥솥을 받는다는걸 왜 물어보지? 라는 의문을 가진 채 "아 네.." 라는 식의 대화가 오갔던 것 같다.
아무튼 따라가서 밥도 얻어먹고 호준이는 성공적으로 밥솥도 챙겨오고 꽤나 재밌는 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오늘의 명언: "밥솥 받으시는 OO 님 맞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