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10, 2024 | 알레치 Aletsch (1)
오늘은 Tiffany 친구가 등산 모임에 초대해줘서 스위스 알레치 빙하에 등산을 가기로 했다. 알레치 빙하는 알프스 지역 최대의 빙하로 높은 알프스 산봉우리 사이의 계곡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고원인 만큼 여름에도 빙하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아래 그림을 기대하고 알레치 빙하를 구경하러 갔지만, 미리 말하자면 결과는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았다.
그래도 겨울 산행이니만큼, 갖출 수 있는 방한 장비는 온갖 다 갖추고 얼음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등산화도 바닥이 테트라포드 모양으로 이상하게 생긴걸 사서 가져갔다. 스키 폴대로 쓰던 등산 스틱도 챙기고, 모자에 장갑에 목도리에, 옷도 4겹이 넘게 입고 갔다. (그래도 결국 추워서 친구 후드를 빌려 입었다.)
가는길에는 비가 많이 내려서 날씨에 대한 걱정을 좀 많이 했다. 스위스 전역이 비가 내리는 날이어서 이번에는 요행을 바라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아쉽게도 일기예보를 따르면 우리가 떠나는 시점에야 구름이 걷히는 듯했다. 가는길에 기차에서 찍은 창밖의 풍경인데 날도 흐릿하고 비도 정말 많이 왔다.
Aletsch 산에 올라가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는 마을인, Brig 기차역에 도착했다. 여기 역시도 구름이 잔뜩 껴서 멋진 풍경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아래 관광 홍보 포스터와 같이 웅장한 빙하를 볼 수 있어야 하지만, 오늘은 아쉽게도 그러긴 어려울 것 같아 보였다.
스키 리조트인 Aletsch Arena 의 하나의 베이스인 Bettermalp 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한 장소로 올라왔다. 케이블카가 거대해서 한번에 50명 정도 되는 많은 사람들을 한번에 수송해서 올라갔다. 안개가 껴서 그런지 진짜로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케이블카의 연결 타워가 정말 까막득히 높고 먼 곳에 있어서 살짝 안전이 걱정되기는 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데 쏟아지는 비가 점점 연속적으로 눈으로 바뀌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케이블카에 부딪히는 물방울이 점점 얼음과 눈송이 모양을 띄기 시작하더니 조금 더 올라가니까 아예 눈으로 바뀌고 주변의 풍경이 눈에 덮인 숲이 되었다. 좋은 점은 그래도 안개가 덜해서 앞이 잘 보인다는 점과 눈에 덮인 풍경이 더 예뻐졌다는 것 정도가 있겠다.
관악산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아랫동네에 비가 내릴 때 윗공대에서는 눈이 내린다는 소리가 있었지만, 여기는 해발고도 3000 미터 가까이 되는 산이다 보니 그걸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
비가 눈으로 바뀌는 단계
막상 산에 올라가고 보니 풍경이 정말 이랬다. 구름이 가득 껴서 가까운 곳 이외에는 잘 보이지 않았고, 누가 눈에 파묻혀도 쉽게 분간하기 힘들 것 같은 장소였다. 왜 폭설이 내리면 눈에 덮여 죽는 사람이 생긴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오두막집 창밖을 보니 좀 암담하긴 했다. 문앞에는 누가 문을 치워주기라도 했지, 창문에는 눈이 한가득 쌓여서 하루종일 눈 구경만 할 수 있을 것 같은 전망이었다. 비가 내려서 후드가 젖고 날씨가 쌀쌀해서 좀 추웠다. 그래도 여기서 친구가 후드 한장을 빌려줘서 총 5겹을 껴입고 등산을 하러 올라갔다.
창밖의 풍경은, 크리스마스 시점의 북극의 느낌이랄까, 눈도 안그래도 이미 잔뜩 쌓여있는데 추가로 내리는 눈도 엄청 많아서 잠깐 가방을 내려놓으면 금방 파묻힐 기세였다. 오두막 지붕 위로 겹겹이 쌓인 눈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창밖에 나서는 순간 이런 느낌
https://youtube.com/shorts/LiXnPy1igOc
길을 걸어다니면서 찍은 사진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은 어느정도 정리를 해둔 것 같다. 스키를랑 썰매를 타는 애기들도 종종 보인다.
눈길을 걸을때의 느낌
https://youtube.com/shorts/IiqTiSIjplo
사진이 너무 많아져서 다음 편에 이어서 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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