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17. 05:55ㆍ역사서 2024년/2월의 기록 - 교환학생일기
독일어 수업 성적이 나왔다. 가뿐히 6.0/6.0 을 받아버리고야 말았다. Oral Test 와 Writing Test 성적을 합쳐서 6.0 만점 기준으로 성적을 환산한다. (스위스에서는 4.3 만점이 아닌 6.0 스케일로 받는다.) P/U 시스템인 줄 알았는데, 학점이 나와버려서 조금 당황하긴 했다. (4.0/6.0 미달 시에 Fail 인 시스템) 운이 좋게도 우리 반이 다른 반에 비해 시험문제가 유독 쉬워서 다행히 성적을 잘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수업이 끝나고 오후에는 ETH 에서 교환학생 대상으로 열리는 오리엔테이션 세션이 있어서,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 중 ETH 로 교환을 온 친구들끼리 함께 이동했다. ETH 메인 빌딩 중앙 홀에는 신체적 보조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기술을 체험하는 세션이 열려서 오리엔테이션을 하기 전에 체험을 하기로 했다.
다같이 홀 옆에 주차된 휠체어를 타고 체험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의자에 앉았을 때 압력의 분산을 측정해서 실시간으로 그래프로 그려주는 장치를 체험하고, 휠체어에 앉아서 즐기는 4인용 마리오 카트도 즐겼다. 후에 장애에 대한 퀴즈도 풀어보고, 다리 근육의 움직임을 모형으로 직접 만져보면서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체적 보조를 위한 기술 개발에 열정적인 모습과, 장애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고 일상생활속에 적용된 세심한 기술들을 통해 유럽 국가들이 얼마나 선진화된 인식을 가졌는지 볼 수 있었다. (예를들어 기차, 버스, 트램은 도보와 높이가 같아 모두가 쉽게 탑승하고 내릴 수 있다. 발판이 평소에는 문의 역할을 하도록 접혀 있다가 사람들이 탑승할 때 밟을 수 있도록 펴진다.)
오리엔테이션에서 학교생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들은 후에 각종 학생 생사와 학생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으로 기념품 가방을 하나씩 챙겨줬다. 묵직하니 주고싶은게 많았던 것 같았다.
이후에는 정확한 용어는 모르겠는데, 학교에서 케이터링을 준비해줘서 샌드위치, 타르트, 과일, 음료를 즐기면서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인사도 하고 홀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스위스에서는 무료 음식 나눔 행사를 잘 찾아다녀야 한다고 들었는데, 학교에서 이런 케이터링을 자주 제공해준다고 하니 평소에 귀를 쫑긋 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적당히 빠질 때쯤 ESN 카드를 발급받고 집에 돌아왔다. 학생회에서 무료 맥주, 커피를 제공받고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할 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집에 와서 받은 물건들을 하나씩 펼쳐봤는데 테이블을 꽉 채울 정도로 양이 상당히 많았다. 각종 안내 책자부터 유용한 물건들, 한국인에게는 상당히 난해한 물건들까지 다양하게 들어 있었다. (상상에 맡긴다.)
저녁에 Limmat 강에서 런닝을 하고 싶었는데, 강 주변에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서 그냥 도시 시내를 달렸다. 2.5 km 를 6.5 km/h 의 속도로 천천히 달렸는데 오랜만에 뛰어서 그런지 몸이 상당히 무거워진 느낌이었다. 도시 야경도 나쁘지는 않지만 아름답게 흐르는 강 옆에서 달리는게 스위스에서 이루고 싶은 소원 중 하나였기 때문에, 다음번 부터는 늦은 밤보다는 해가 질때쯤 해서 강이나 호수 주변으로 런닝을 뛰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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