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2, 2024 | 겨울 수영

2024. 5. 10. 12:02역사서 2024년/3월의 기록 - 교환학생일기

ESN 이벤트로 Zurichsee Winter Swimming (취리히호 겨울 수영) 이 있길래 바로 덥석 신청했다. 취리히 호수에서 수영하는게 버킷리스트이기도 했거니와, 수영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사귈 겸 겸사겸사 좋은 행사였다.

 

전날에 같이 가는 내 버디가 물 온도를 체크했는데, 섭씨 9도라고 해서 얼어 죽진 않을까 걱정했었다. 오늘 저녁에 확인해보니 섭씨 10도로 무려 1도나 올랐다고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이날 취리히 호수에 도착해 돌아다니다가 전광판에 표시된 물 온도를 봤는데 섭씨 21도라고 해서 아 뭐야 완전 뜨뜻하겠네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었다. (물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겨울인데도 날이 따듯해서 수영복을 입고 태닝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좋은 날 아래 잔디밭 위에서 가족, 친구들과 배드민턴, 프리스비를 하거나 강아지와 같이 노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취리히 호수, Seefeld

https://youtube.com/shorts/yiuw2y7YbDs

 

햇살이 이렇게 뜨겁고 날이 이렇게 따뜻한데, 호수 너머로 보이는 알프스 산맥 위에는 여전히 눈이 쌓여 있다.

 

호수 곳곳에 데크가 있어서 여기서 다이빙을 하거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날씨가 따뜻하고 물도 깨끗해서 수영하기 좋은 날이라고 생각했다. (물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아직 다이빙을 제대로 할줄도 모르는 데다가 호수 바닥이 안보일 정도로 까마득해서 나는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발을 딛자마자 발등이 얼어붙을 것 같아서 몸을 적시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들어가기까지 정말 많은 친구들의 격려가 있어서 가능했다. (쫄?) 혼자였으면 못들어갔을듯?

 

계단이 4칸까지밖에 안보이길래 그 아래는 호수 바닥인가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4칸을 딛고 다음 걸음을 딛는데 발이 쑥 빠졌다. 계단이 수중에 지어진 데다가 진짜 계단도 바닥도 없어서 아무것도 안보였던 거였다. 그래서 쑥 빠진 뒤에 평영을 할줄 몰랐던 나는 자유형 발차기로로 어떻게 다시 떠올라서 계단쪽으로 헤엄쳐 나왔는데 한 정말 재미는 있었다. 물에 그래도 한 15초 정도는 들어가 있었던 것 같다. 물이 너무 차가워서 더 있다가는 몸이 마비될것 같아가지고 날이 좀더 풀려서 수온이 10도정도 올라가면 다시 오기로 했다. 이 온도에서 헤엄쳐서 저쪽 데크까지 갔다온 애들이 새삼 존경스러워졌다.

 

 

얘네들 호수에서 수영할 때 구명조끼는 물론 래쉬가드 같은것도 안입고, 남자애들은 반바지에 여자애들은 비키니를 입고 수영을 한다. 우리나라로서는 잘 보기 힘든 광경이다. 그리고 수영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을 때는 탈의실로 따로 가지 않고 공원 한가운데서 비치타올을 걸쳐서 몸을 가린 뒤에 그 안에서 옷을 갈아입었는데, 신기하고 재밌는 문화였다.

 

같이 수영을 간 ESN 친구들과도 사진을 찍고,

 

부활절 여행 계획을 세우러 일행들이 모여 있는 취리히 중앙역 스타벅스에 가서 저녁까지 늦게까지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