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0, 2024 | 학교 수업 일상

2024. 5. 10. 10:37역사서 2024년/3월의 기록 - 교환학생일기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수업을 들으러 캠퍼스에 갔다. 오전 수업이었는데, 늦게 일어나서 급하게 가느라 아침을 못먹었다.

 

수업 중 20 분 정도 쉬는 시간에 급하게 트램을 타고 근처 COOP 에 가서 아침거리를 샀다. 한류 K-WAVE 코카콜라를 팔길래 재미로 한번 사봤다.

 

다음 수업인 양자역학 수업을 들으러 ETH 메인 빌딩에 왔는데, 어느샌가 아인슈타인 선생님이 앉아 계셨다. 적어도 내가 거기 있을 때는 아무도 아인슈타인과 대화를 하려 하지 않았는데, 자꾸 지나가는 사람들보고 제발 앉아서 이야기좀 해달라고 애원한다. AI 로 대화를 학습시킨 것 같은데, 음성 센서와 카메라 센서도 달려 있어서 사람들이 자꾸 지나쳐가니까 지나가는 사람들보고 자꾸 앉아달라고 한다. (차라리 카메라라도 제거하면 덜 마음 아플텐데..)

 

 

아인슈타인 AI

https://youtube.com/shorts/zmdWYxAWYAA

 

다음 수업으로 양자역학 강의를 들으러 갔다. 개강 5주차인데, 이때 막바지에 수강변경을 해서 막상 갔을 때 이해할 수 있었던 건 간단한 개념 정도밖에 없었다. 아무튼 내 유일한 학부 수업이기도 하고, 양자역학이 기계과 필수과목인게 살짝 놀라웠다. 여기에 앉아있는 다른 학생들 모두 기계과 4학기차 학생들이다.

 

수업시간이랑 강의노트에 교수님이 자꾸 드립을 치는데, 성공률이 높아서 양자역학 수업인데도 강의에 활기가 넘치고 재밌다. 왜 친구의 평가가 좋았는지 알 것 같다.

 

아까 못마시고 계속 들고다니던 K-WAVE 코카콜라도 마셔줬다. (교수님의 팔 각도 보소..) 어떤 평가 보니까 화장품 맛이라고 하던데, 오히려 솜사탕 맛에 가까웠떤 것 같다. 그리고 제로콜라 특유의 끝맛이 싫어서 다시는 안 사먹을 것 같긴 하다.

 

 

다시 밖으로 나와서 캠퍼스 바이브 사진도 한번 찍고,

 

저녁까지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 노을이 질 적에도 학생들이 정말 많이 모여 있었다.

 

취리히 저녁 야경이다. 강 수질 관리를 너무 잘해서 어딜 보든 야경이 굉장히 예쁘다.

 

캠퍼스에서 저녁 늦게까지 기다린 이유는 서랍장 중고거래가 있어서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이 기본적으로 경매 시스템인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어서 CHF 2 (약 3천원) 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서랍장을 받아왔다. Zollikon 쪽 동네에서 저 무거운 서랍장을 받아 트램으로 집으로 들고왔다.

 

 

사실 그전에 독일어 수업 때 취리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스위스 사람들이 상당히 개인주의적이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가지고 평가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직접 느낀 바로는 이곳 사람들 인심이 정말 좋은게, 트램을 타고내릴 때 서랍장을 같이 들어주는가 하면, 트램 기사분은 저걸 다 옮길 때까지 문을 닫지 않았고, 심지어 본인이 내릴 역이 아닌데도 내 집 앞 정류장까지 서랍장을 같이 들고 내려 주신 분도 있었다. 사람 살기 정말 좋은 세상이었다.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방에 들어와 고생한 내 자신을 위해 포도를 까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포도 500 g 에 CHF 2.4 (약 4천원) 밖에 안해서 과일 먹기에 너무 좋았다. 껍질 채로 먹을수 있는데다가 500g 에 두줄기 정도 들어서 수율도 좋다.

 

서랍장이 생기고 나서 수납이 좀더 여유로워졌다. 뭔가 체계적으로 쓸 수 있으니 공부할 때 신경쓰이는 것도 없고 좋았다. (방청소는 나중에 하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