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8. 11:24ㆍ역사서 2024년/2월의 기록 - 교환학생일기
14시간의 비행 끝에 뮌헨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기내수하물 검사를 하는데, 한명씩 랜덤으로 소지품 하나를 지목해서 종이로 슥 긁더니 기계에 넣어서 성분분석을 했다. 아마 마약을 단속하는 과정인것 같은데 이런 면에서도 상당히 신선함을 느꼈다. 수하물 검색을 마치고 게이트를 통과해서 환승을 기다리기 위해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내 인생에서의 첫 유럽방문이었는데, 익숙하지 않은 이름의 가게, 독일어로 써진 표지판, 원화 대힌 유로화로 써져있는 가격표, 주류를 이루고 있는 비아시아계 사람들을 보니까 드디어 유럽에 도착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설렜다. 사실 이때부터 몸이 피곤했던건지 드디어 유럽에 와서 잔뜩 기대한건지 며칠 동안 주체할수 없이 들떠있는 상태였다. 뮌헨공항은 인천공항보다 규모 면에서는 확실히 작았다. 현지 시간으로 6시 반쯤 된 저녁이었는데, 열려 있는 가게들을 하나씩 둘러봤다. 내가 구경만 하다 갈것을 미리 아셨는지 친절하게 응대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스위스 맥가이버칼을 만드는 Victorianox, 애용하는 독일 브랜드인 하리보, 스테들러같은 것들을 볼 수 있었고,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제품들도 많이 있었다.
또 신기했던 건, 한국의 특성인것 같은데 공항에서까지도 음료를 마실수 있는 카페가 즐비했는데 반해 독일 공항에서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바같은 가게가 많았고, 공항 중심에 가장 큰 홀에서도 맥주가게를 중심으로 책상이 많이 놓여져 있었다. 당연하지만 너무 비싸서 뭘 사먹거나 마시진 않았는데, 많고많은 책상 중 하나에 앉아서 쉬다가 다시 출국장으로 가서 입국심사를 받았다.
[Jan 30, 2024] Munich Airport
독일과 스위스는 유럽 솅겐조약의 일원이어서 스위스행 비행기를 타기 전 입국심사를 취리히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받았다. 과정에서 좀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다. 입국장에 심사를 봐주시는 젊은 남자분, 여자분 한분씩 있었는데, 멀리서 봤을 때 서로 장난을 치다가 내가 오니까 여자분이 여권을 받아서 진지하게 심사를 해주셨다. 여권에 붙어있는 비자를 확인할 때 생수병 뚜껑같이 생긴 현미경을 눈에 딱 붙이더니 내 여권이랑 현미경 간격만큼만 떨어져서 얼굴을 딱 붙이고 막 여기저기 뚫어져라 확인했다. 어떻게 보면 좀 웃겼다.
스위스에 온 목적, 학교, 학과, 기간, 거주지 이것저것을 물어보는데, 기간을 물어볼 때 8월까지 학교에 있는다고 했다. 현지 학교에서 승인을 내준 서류와 각종 허가서에 적힌 기간이 2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기도 하고,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대사관에서 비자를 신청할 때도 그렇게 적었던것 같다. 그런데 입국장에서 여권을 검사하시던 분이 비자 기한이 4월까지라고 했다. 여권을 확인해보니까 실제로 그랬다. 나는 못알아듣게 옆에 있던 남자분이랑 독일어로 좀 대화를 했다. 이대로 입국 거부되나 싶어서 걱정하던 순간에 남자분이 거주 허가 (residence permit) 을 받을 예정이냐고 물어보기에, 그런 절차가 기억이 나서 거주 허가도 학교 측에서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 상관 없을거라면서 다행히 입국을 허락해주었고, 버스로 다른 공항 건물로 옮겨서 비행기를 탔다.
뮌헨에서 취리히로 가는 비행기는 40분 정도로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또, 루프트한자랑 같은 항공 계열사답게 그 짧은 순간에 또 초콜릿을 바구니채로 집어가라고 나눠주더라. 루프트한자에서 착륙전 나눠준 초콜릿에서는 루프트한자 마크가, 스위스항공에서는 스위스항공 마크가 새겨져있었다.
취리히 공항 근처에서 착륙 할 즈음에 비행기가 마을 위로 굉장히 낮게 날아 비행기가 거의 건물 위로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공항이 도심 근처에 있어서 이런 광경을 보는 것도 신기했다. 취리히 공항에 도착해 스위스 느낌 물씬 나는 로고들을 보면서 드디어 스위스에 도착했구나 라는 기쁨과 안도가 들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약 10시였다. 비행기에서 잠을 자지 않아서 이때 거의 25시간을 깨어있었는데, 조금 피곤한 느낌이 들었다. 국제선을 탈 때는 꼭 자는것을 추천한다.
취리히 공항으로 스위스 학교 다니는 친구가 마중나와줘서 캐리어도 들어주고, 순식간에 티켓도 끊어줬다. 취리히 중앙역 Haupbahnhof, Zurich 도 구경하고,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아서 창밖에서 도둑처럼 안을 들여다봤다.) 트램과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밖에 나와서는 공기가 서늘하긴 했지만 차갑지는 않았고, 안개가 낀 가을아침 처럼 상당히 축축하게 느껴졌다. 미세먼지 없는 공기가 굉장히 상쾌했고 피부로 느끼는 모든 것들도 새롭게 느껴졌다.
출국 1편
2024.02.08 - [역사서 2024년/2월의 기록 (교환학생일기)] - Jan 30, 2024 | 출국 1편 (인천 > 뮌헨 > 취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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