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12. 04:40ㆍ역사서 2024년/2월의 기록 - 교환학생일기
배터리가 없어서 ETH 캠퍼스로 돌아와 1시간 정도 핸드폰을 충전하고 휴식을 취했다. 다시 힘을 얻어 ETH 건물의 뒷편으로 나왔다. ETH 소개자료에 그려져 있는 상징적인 건물인데, 앞부분이 공사중이라 완벽한 아름다운 모습을 담지는 못했다.
학교가 지어져 있는 언덕을 쭉 올라가면 있는 뒷산의 꼭대기에는 동물원이 있는데, 그곳까지 트램을 타고 올라갔다. 입장료가 상당히 비싸서 입구까지만 가보고 취리히 시내를 내려다보기 위해 천천히 걸어서 내려왔다. 바로 앞에 취리히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혹은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ASVZ 시설 중 하나가 있는데, 상당히 조망과 운치가 좋은 곳에 지어져 있었다. 틈날때마다 이곳에서 운동할 수 있다니 상당히 행복했다. 바깥 트랙 위에는 야외에서 크로스핏을 즐길수 있도록 각종 장비가 설치되어 있었다.
시내로 내려오는 길로 쭉 걸었는데, 정말 스위스 같은 풍경에 집이 지어져 있었다. 호텔인지 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 사는사람은 아주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덕을 따라 펼쳐진 푸른 들판과 그 위에 있는 집과 뒤에 깔린 숲은 내가 살고싶은 이상적인 집의 형태였다.
트램을 타고 올라온 언덕을 따라 집이 쭉 지어져 있는데, 집 사이사이로 숲이 보존되어있어 도로 사이에 산책로를 다닐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해가 곧 저물것 같아서 빠르게 트램을 타고 내려와야겠다 싶어서 내려오다가 너무 깊은 주택가로 들어와버린탓에 산악열차를 타고 내려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악열차의 트랙은 주택가 사이를 지나 호수 앞까지 바로 이어져 있었다.
[Jan 31, 2024] Bergbahn at Zurich
https://youtube.com/shorts/uQqhU-VaSiw?feature=share
산악열차를 타고 내려와서 취리히 구시가지 쪽을 지나왔다. 좁은 골목 양옆으로 길쭉한 창문이 난 건물들이 미로처럼 길을 만들고 있고, 1층에는 수수하게 장식된 상점들이 보였다. 전형적인 유럽의 풍경이었다.
4시 정각쯤 되어 교회의 종소리가 취리히 시내를 가득 메웠다. 소리를 따라 리맛강 옆에 세워진 거대한 그로스뮌스터 성당 (Grossmünster) 을 찾아왔다. 외부 뿐만 아니라 안쪽에도 굉장히 아름답게 지어졌다고 했는데, 하필 오늘 영화 촬영 관련으로 건물이 봉쇄됐다 그래서 아쉽게 내부는 들여다보지 못했다.
다시 취리히의 건물들을 구경하며 리맛 강을 따라 걸었다. 푸른 하늘과 예술적인 건물들이 정말 잘 어우러졌다. 취리히 시내의 모든 장소들이 관광 명소인것처럼 보였다.
유럽에서 가장 큰 시계가 있다는 세인트 피터의 교회를 찾아 왔는데, 이곳은 연중 무휴로 항상 개방하는 것 같았다. 취리히 구시가지를 지나 교회로 들어와서 고요하고 웅장한 분위기의 성당 내부를 구경했다. 교회 천장의 장식과 뒷부분의 거대한 오르간은 중세 유럽 교회를 연상케 했으며, 앞의 단상 위에 놓여 있는 거대한 성경책은 누구나 편하게 와서 읽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처럼 보였다.
성 피터 교회 근처에 있는 언덕으로 올라오면 취리히 시내의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취리히 뿐만 아니라 교회 뒤 호수 너머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눈덮인 산맥도 절경이었다. 조용히 소리를 들어보면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 리맛 강을 따라 운행하는 트램의 소리 등 저녁의 취리히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엿들을 수 있었다.
[Jan 31, 2024] Zurich Zentrum
그 뒤에는 할아버지들이 체스를 두고 있었는데 한국의 탑골공원에서 종목만 바꾼 느낌이었다. 워낙 고수들이어서 상대가 말을 놓기도 전에 동시에 말을 움직이는게 자주 보였다. 다같이 모여서 사회활동도 하고 체스를 옮기며 운동도 하니 노후생활을 하기에 아주 좋은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기 시작해서 친구를 만나러 다시 캠퍼스로 돌아왔다. 화려한 조명이 ETH 의 조명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으며,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밤의 취리히 시내의 모습도 상당히 아름다웠다.
유럽에 처음 오는 나에게 취리히에서의 모든 순간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항상 흥분된 마음으로 아름다운 취리히 시내를 탐험했으며, 하루가 길진 않았지만 지치지 않고 열심히 돌아다닐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았다. 이런 아름다운 도시에서 한학기동안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행복했고,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항상 신선하고 마음에 흡족했다. 앞으로 자주 여행을 다니면서 스위스의 모든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다.
2024.02.12 - [역사서 2024년/2월의 기록 (교환학생일기)] - Jan 31, 2024 | 취리히 탐방기 (1)
Jan 31, 2024 | 취리히 탐방기 (1)
취리히에서 맞는 첫 아침이다. 붉게 물든 도시의 건물들과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산을 보면서 내가 스위스에 와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아침은 간단하게 캐리어에 들고온 컵반 황태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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