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15, 2024 | 학교 일상 전반

2024. 3. 23. 17:18역사서 2024년/3월의 기록 - 교환학생일기

금요일 아침 8시에 최적화와 머신러닝 수업이 있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찍 캠퍼스로 갔다. 가기 전에 배고파서 프로틴 드링크라도 한잔 마시고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마트를 찾아봤는데, 정말 다양한 종류의 음료가 있었다. 다채로운 맛은 물론이고, 프로틴 크림, 프로틴 요거트, 프로틴 푸딩 등 정말 먹을 의지만 있으면 어떻게든 영양소는 섭취할 수는 있는 것 같다.

 

 

결국에는 파인애플 + 코코넛 맛 프로틴이 리미티드 에디션이라길래 저걸로 선택했다. 맛있는거 더하기 맛있는거라 맛이 없을수가 없었다. 맛은 결국 상큼한 코코넛 드링크 맛이라 부담감 없이 마실 수 있었다. 프로틴 드링크 마시는 것보다 제대로 된 밥을 먹는 것을 더 선호했는데, 이건 정말 맛있어서 밥 대용으로 먹어도 될 것 같았다.

 

 

아침에 기계과 건물인 ML 건물에서, 무슨소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머신러닝 수업을 듣고, (이론과 실습이 적당히 섞여 있어서 제일 좋아하는 수업 중에 하나다.)

 

오후에는 또 월요일에 듣는 로봇공학입문 수업을 조별과제를 해치우기 위해 기계과 건물인 CAB 으로 갔다. (기계과 건물에서 기계과 건물로 이동) 기계과에 대한 복지가 좋은 것 같다.

 

 

간단히 Low Pass Filter 를 구현하는 문제였는데 왜 3일씩이나 와서 이걸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같은 조원으로 2명이 있는데, 그중에 한명이 빌런이다. 두명 모두 ETH 대학원생들이라 사실 학부생인 내가 미안해야할 처지이지만, 사실은 정 반대였다.

 

그 중에 한 친구는 어느정도로 암담하냐면,

 

학기 초반부

  • C++ 을 해봤다면서 C 프로그래밍을 할 줄을 모름 (심지어 이번 강의에서도 실습 이전에 이론 시간에 배웠다.)
  • for 문 조차 작성할 줄 모름
  • 본인이 이해가 되지 않는게 있으면 WAIT WAIT WAIT WAIT 을 연발하며 기다려주길 바란다.
  • for 문으로 비트연산 하는거 이해시키는데 30분을 지체했다.
  • 월요일 실습 시간에 그친구가 자꾸 C 코드 이해를 못하겠다고 걸고 넘어져서  task 를 반밖에 못해서 주말에 이어서 하기로 했는데, 그 친구는 우리가 월요 제출인 과제를 다 제출한 일요일 밤이 되어서야 "Hi guys! I apologize for not answering and participating much this week, I was away from wednesday until just now and didnt get to it on Tuesday." 라는 명언을 남겼다. 명확히 하자면 not participating much 아니라 none of the contribution 이다.

학기 중반부

  • 일정을 조율하는데 한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해서 저녁에만 시간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걸 배려해주지 않고 본인 저녁에 운동해야하니 3-4 시 시간에만 가능하다고 한다. (저때 수업이 많아서 진짜 애매한 시간임)
  • 아두이노 코드를 짜는데 setup(), loop() 과, pinMode() 를 설명해준 뒤에, LED 순차적으로 점등시키는 코드 이해시키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 이것 말고도 보통 실험이 10개 가 넘는 step 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진짜 step 하나하나 마다 본인이 다 읽고 이해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넘어가서 코드를 먼저 작성하거나 회로를 만들고 있으면 WAIT WAIT WAIT WAIT! I need to read this first. 라고 한다.

이번 과제

  • 이번 사건의 발단은 월요일 실습 시간에 일어났는데, 다른 친구가 아파서 둘이서 실습을 진행했다. (오마이갓) 아두이노에서 delayMicroseconds() 를 사용할때 loop() 에서 기본 딜레이가 있다. 오차가 선형적으로 14 us 에서 18 us 까지 차이가 나는데, R2 값이 0.99 로 상당히 정확하다. 그래서 이걸 보정하기 위해 선형 보간을 사용했다.
  • 그런에 여기서 본인이 선형 보간을 이해를 못하겠는지, (이번에는 설명해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본인은 시간이 없으니 오늘 다 끝내고 싶다는 식으로 말하고 그냥 18 us 로 다 오차 보정을 해버렸다. (이전 실험들에서 이해력이 유난히 부족한 본인을 이해시키는데 시간을 얼마나 잡아먹었는데) 그래서 20 Hz 를 만들어야 하는 문제에서 20.6 Hz 가 나왔는데, 나한테 꼭 그렇게까지 정확해야 할 필요가 없다면서 자꾸 훈계를 둔다.
  • 실험을 하는데 유효숫자를 4자리로 맞춰달라고 했는데, 본인은 소수점 한자리까지 적었다면서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XX.X 랑 XXX.X 랑 어떻게 신뢰도가 같지?) 그래서 결국 내가 나중에 보고서에 들어가서 수정했다.
  • 파이썬은 많이 해봤다고 했는데 기본적인 플롯 그릴 때, 오류가 난 것을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고 자꾸 물어본다.
  • pip 를 사용해서 파이썬 라이브러리도 혼자 설치하지 못한다.
  • git 도 예전에 써봤다면서 git 을 폴더에 연동할줄도 모르고, 코드를 github 홈페이지에서 수정하는걸 보고 답답해 죽을것 같았다.
  • 대학원생이나 되어서 기본적인 RLC 회로를 이해를 못해서, 커패시터에 걸리는 저항보다 90 도 느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모르겠으면 그냥 외워 제발)
  • 일반물리에 배우는 지식인데 커패시터의 임피던스의 의미를 모르고 RLC 위상자를 사용할줄을 모른다.
  • Lowpass Filter 를 쓰기 위해 그냥 RC 회로 구성하고 위상자 이해시키는데 30분을 넘게 설명했다. 다른 친구는 일반물리에서 배웠다고 한번에 받아들이는데 얘는 대학원생이나 되어서 왜 그걸 모를까.
  • 목요일에 만나서 한번 같이 실험을 하고 완성을 못해서 금요일에 만나기로 했는데, 다른 친구가 일요일에 아르바이트를 해야 해서 4시-6시에 가능하다고 하고 그 친구는 1시-3시에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3시-5시에 와서 앞에서 하던거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이것까지 명확하게 말을 했다.
  • 그런데 막상 내가 12시 30분부터 와서 3시까지 실험을 쭉 했는데, 그 친구는 결국 오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 올지 시간을 명확히 말했는데, 본인의 시간에 혼자 와서 일하기는 싫었는지 "안와?" 라는 질문에 "Well no I told you guys I would have needed to know sooner..." 라는 명언을 남겼다.
  • 다른 친구는 내가 혼자 실험을 진행하거에 대해서 미안했는지 계속 고맙다고 해주는데, 그 친구는 미안하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하나 없이 너무 뻔뻔한 태도로 주말까지 결국 이 보고서에 대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내가 보고서 완성을 다 못했으니 조금 수정해달라고 했는데 결국 일요일 밤까지 안해서 다른 친구가 했다.

그래서 결국 요즘에는 이해를 못하겠다고 해도 다시금 설명해주지 않기로 했다. 수업시간에도 다 다루는 내용이고, 대학원생이면 마땅히 알아야 할 내용이고, 실습에 지장이 된다면 혼자서 공부를 해왔어야 했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점수를 같이 받으니 일개 학부생에게 본인의 과제를 의존하는 꼴이고, 실험이니 보고서니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태도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ETH 학생이면 모두 똑똑하겠다는 생각을 확실히 깨버린 케이스이다.

 

이번주에 논문이니, 한국 학교에서 하는 자료 정리니 해서 굉장히 바쁜 주간이었는데, 그 친구의 이기적인 행태로 혼자서 3시간 가량 실험을 한게 너무 억울해서 거의 울것 같았다. 그래도 이사벨라 선생님한테 전화를 해서 좀 위로를 받고 다음부터 이런일이 또 일어나면 그냥 조교한테 말을 해서 이름을 빼버리든 조를 쪼개든 하려고 한다. 그리고 본인을 이해시키는데 쓸만한 여유가 없으니 필요한건 혼자서 공부해 오라고 명확히 말하려고 한다.

 

아무튼 기분전환을 위해 먹고싶은걸 사러 갔다. COOP 에서 할인하는 부어스트를 사고,

 

좀 방에 쟁여둘 것들을 사러 Lidl 을 갔는데, Madeline 을 만났다.그래서 굉장히 저렴하게 파는 치킨 1kg 을 사고,

 

 

Milka 초콜릿을 대량 할인하길래 종류별로 잔뜩 집어왔다. 초콜릿을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 잘 안먹는데 스위스에 온김에 종류별로 다 먹어보겠다 하는 목표는 있었다.

 

 

 

장을 잔뜩 보고 와서 저녁에 계란찜, 치킨 오븐 구이, 짜파게티를 해서 먹었다.

 

 

어떻게 보면 기분이 우울했던 하루였지만, 그래도 하소연도 하고 잔뜩 먹으니 기분이 좋아져서 편안하게 잠은 들 수 있었다.